처음 그때처럼 / 임태경  
 
붉은 태양이 별을 삼켜도
별은 그 자리 지지 않고 항상 반짝이듯이
그대가 내게로 운명처럼 다가 온 후
영원토록 빛나는 별 하나 심었죠 내 가슴에

단 한 번도 강물이어라 
그대 눈에 아픈 눈물
천 년이라도 찰나 일 뿐
내 사랑 다 주기에는
그대 지친 영혼 쉬어 갈
바람 이라도 좋아라
언제나 그댈 기다려.. 나 사는 동안

단 한 번도 강물이어라 
그대 눈에 아픈 눈물
천 년이라도 찰나 일 뿐
내 사랑 다 주기에는
그대 지친 영혼 쉬어 갈
바람 이라도 좋아라
언제나 그댈 곁에.. 나 사는동안

내게로 와요 처음처럼..


임태경

크로스오버는 더 이상 실험적인 장르가 아니지만,분명한 색깔 없이는 실패하기가 더 쉬운 것도 사실이다.
최근 독특한 감성과 풍부한 성량으로 크로스오버의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신인이 등장해 화제다. 테너 임태경(32). 그의 첫 앨범 '센티멘털 저니'(Sentimental journey)는 지난 달 음반집계 차트인 한터 클래식 월간차트에서 당당히 1위를 거머줬다.

△경계를 넘나드는 삶=임태경은 한국에서 예술중학교를 졸업했고 스위스에서 고교를 나왔다. 대학은 미국의 명문 공대인 WPI대를 나왔다. 3개 국을 넘나든 그의 학창 시절은 자신만의 개성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 택한 것.

중학 시절,그는 시험에서 4개의 보기 중 교과서에 나온 것만 정답이 되는 것을 답답해 했을 정도로 개성이 강했다. 그러던 중 우연히,배우고 싶은 과목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는 스위스의 어느 고교를 알게 됐고 주저없이 유학길에 올랐다.

고교시절 좋아하는 음악과 물리 공부를 마음껏 할 수 있었던 그는 과학자가 되기 위해 미국의 공과대학으로 진학했다. 이후 생산공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았고 일본 자동차 회사에 연구원으로 스카우트됐지만 '지금 음악을 하지 않으면 평생 후회가 될 것 같다'며 모든 것을 뒤로 미룬 채 가수가 되기 위해 귀국길에 올랐다.

△경계를 허무는 음악=초등 4년 때부터 음악 공부를 했다는 그는 스위스와 미국의 학창시절에 학과 공부와 함께 정통 클래식 교육을 받았다. 그러나 성악을 공부하면서도 학문으로서의 음악에는 반감을 가졌다. 형식에 얽매여서 표현에 제약을 받고 있다고 느꼈던 것.

"클래식 음악의 독특한 발성 때문에 듣는 사람조차 가사를 알아 들을 수 없는 것이 안타까웠어요. 비록 성대에는 좋지 않겠지만 오페라의 애절한 사랑 노래는 팝 가수들의 발성법을 섞으면 더 좋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죠."

다행히 그가 만난 클래식 음악가들은 장르와 표현법에 대해 열린 자세를 보였다. 독특한 그의 발성에 대해서도 소리를 편안하게 낸다고 응원해줬을 정도. 때문에 그는 장르의 한계와 무대의 성격을 가리지 않는 음악가로 성장했다.

그는 "일반 대중이 가장 뛰어난 평론가"라고 주장한다. "소비자들은 장르를 따져가며 음악을 찾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좋은 음악을 찾기 때문에 오히려 순수해요. 뉴에이지 계열의 연주곡과 크로스오버 음악이 인기를 얻고 있는 것도 대중이 열린 마음으로 음악을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이에요."

"가수는 노래 속에 담긴 정서를 제대로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하는 그는 "임태경이 누구인지 알지 못해도 노래를 듣는 사람들이 '좋다'고 느낄 수만 있다면 그것으로 행복하다"고 자신의 '가수론'을 피력했다. 김종우기자
부산일보 2005/05/19 04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