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ano Concerto No.1 in D major, Op.15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1번 라단조 Op.15

Johannes Brahms 1833-1897

Leon Fleisher (piano)
George Szell (Conductor)
Celveland Orchestra

     

작품 배경 및 개요

브람스의 친구 율리우스 오토 그림은 1854년 3월 9일 요아킴 앞으로 브람스가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를 완성했다고 전하고 있다. 3월 9일이라 하면 브람스의 신세를 지고 있던 슈만의 정신병이 악화되어 그를 정신병원에 입원시킨 후 닷새가 되는 날이다. 그 해 7월 19일 브람스는 요아킴 앞으로 ‘나의 d단조 소나타를 얼마 동안 그대로 방치해 두고 싶다. 그 최초의 3개의 악장을 몇 번이고 슈만 부인과 연주해 보았지만 정말로 두 대의 피아노용으로는 불만이다’라고 써있다.

이리하여 곧 제1악장은 관현악화 되었으며 교향곡의 제1악장으로 쓰였다. 그러한 이유 등으로 브람스는 이 작품을 신중하게 손질을 하고 있었으나 후에 이 제1악장을 먼저 피아노협주곡으로 고쳤다. 1856년 4월에 브람스는 이것을 요아킴에게 보내어 의견을 묻고 있다. 원래의 두 대의 피아노용 소나타인 제2악장은 후에 <독일 레퀴엠>의 제2악장에 전용되었으며 새로운 피아노 협주곡의 제2악장은 이미 계획되었던 미사의 베네딕투스 악장에서 힌트를 얻어 씌어진 것 같다. 그리고 종악장의 론도도 악상을 달리 해서 작곡된 것이다. 이리하여 몇 번의 변주가 있었고 그 동안 클라라와 요아킴의 충고와 의견을 참고로 개작을 거듭, 1858년 2월에야 겨우 전곡을 완성시켰다.

     

     

작품 해설 & 구성

브람스가 26세 때 작곡한 최초의 대작으로 교향곡과도 비슷한 구성력과 웅대한 스케일감이 특징이다. 고전적인 3악장 구성이지만 종래의 피아노 협주곡과는 달리 교향곡적인 분위기가 지배적인 작품으로 피아노도 전체의 일부로 취급되고 있다. 초기작품의 충실함을 지니고 있음에도 유연성의 결여로 인해 초연 시에는 청중들의 비난을 받았다고 한다.

     

     

1악장 마네스토소 d단조 6/4박자. 협주풍 소나타 형식, 혼, 비올라

1악장의 시작은 그 에너지가 대단하다. 집에서 들을 때는 거의 스피커가 찢어질 것 같은 위력을 발휘한다. 그 폭발력 있는 시작. 영혼이 잔뜩 긴장한 듯한 느낌으로 초조하게 기다리는 가운데, 그런 마음을 반영하듯 착실하면서도 확실한 그리고 힘있는 시작. 정말 내 기대에 조금도 어그러지지 않은, 한 치의 빈틈도 허락하지 않는 정확한 관현악. 팀파니를 비롯함 타악 연주에서도 서정적으로 고요히 가라앉는 부분에서도 부분부분의 평행감각을 착실히 유지하는 연주다.

다시 정상으로 치솟는 음률. 전체를 너무나 산뜻하게 갈무리하는 도입부이다. 이어 그것을 부드러운 감정으로 조용히 다독거리자 이후 마치 호마이카 칠로 끝마무리를 하는 듯 명쾌하고 산뜻한 느낌의 관현악과 부드러우면서도 음 하나하나의 정확성을 기한 피아노가 즐겁게 어울리는데, 전체 분위기를 보아서는 오히려 피아노가 주도하는 느낌을 주는 것이 협주곡의 묘미를 너무나 잘 살리고 있는 듯 하다. 하지만 플루우트를 비롯한 목관의 울림이 너무나 탄탄하니 피아노와 더불어 전 관현악의 음률이 제대로 된 소리를 내는 듯 하다. 아! 호온의 울림이 제대로 이루어지면 저런 소리가 나는 것이구나!

전개부에서는 다소 지나치게 격렬해지는 듯한 느낌이며, 금관이 울림이 다소 날카로워지는 듯 했다. 강약의 대비를 뚜렷하게 하고, 약한 부분에서는 감정표현의 고도를 극대화하면서도 절정부에서는 그 터져 나오는 감정의 밀도를 충실하게 전해주는 정열적인 연주이었다. 카덴짜 부분에서는 협주곡의 진수를 느끼게 하는 분위기 있는 연주, 목관이 현을 부르고 그 뒤를 따르는 피아노의 감미로운 선율. 그러다가 피아노의 눈부신 탄주와 관현악의 적절한 받침. 점차로 강도를 더해가는 모습이 다소 조급하게 느껴지면서 폭발력 있는 마무리. 멋지다.

 

2악장 아다지오 D장조 6/4박자. 3부 형식

목관과 현이 어울리는 너무나 아름다운 음률. 피아노와 관현악이 서로를 지나치게 내세우지 않고 아늑한 분위기를 형성한다. 이게 바로 협주곡의 진미다. 피아노의 부드러운 타건에도 불구하고 음 하나하나에 너무나 땡실 땡실한 힘이 실린 것이 이미 기교니 뭐니 하는 차원을 넘어선 절묘한 처리. 현이 나온 뒤 상당히 복잡한 박자로 된 음을 능숙하게 짚어가다 다시 감미로운 음률로. 저 거대한 관현악단과 피아노가 어울려 저 토록 섬세하고 여린 분위기를 조성해 낼 수 있음이 신기하기만 하다. 피아노의 음률은 그 고요함 속에서도 가끔씩 강한 액센트로 생명감을 잔뜩 불러 일으키는 연주.

 

3악장 알레그로 논 트로포 d단조 2/4박자. 명기된 론도 형식

피아노의 무거운 두드림. 하지만 이 연주가 그렇게 급작하지는 않다. 오히려 정화되어 있다고 할까? 덩달아 오케스트라도 순화된 듯 하다. 신기하다. 마치 피아노가 지휘를 하는 듯 하다. 피아노의 눈부신 트릴 연주, 목관이 거기에 멋지게 어울린다. 이어서 연주되는 현들의 힘의 배분이 탁월하다. 목관이 그 힘을 이어받는 듯 하더니 피아노의 강력한 활기와 함께 떠오르는 관현악의 우람한 울림들. 피아노의 대책 없는(?) 포효. 그것을 오케스트라가 받고, 이어 피아노의 카덴짜. 부드러움 속에 간직한 저 강력함. 이제 마지막으로 숨가쁘게 속도를 더해가며 함께 오르가즘으로 치달리는 피아노와 현. 기가 막힌다. 온몸에 전율이 오고 피가 거꾸로 치솟는 기분이다. 미친 듯이 두들겨대는 피아노. 이제 마지막으로 마지막으로 거대한 오르가즘과 함께 터져 나오는 분출.

자료출처 : 참마음 참이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