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ano Sonata No.23 in f minor, Op.57 - Appassionata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23번 열정, Op.57

Ludwig van Beethoven 1770-1827

 

     

1804-1805년 사이에 완성된 곡으로, ‘열정’이라는 별명은 출판업자 크란츠가 붙였으며 그가 사랑했던 테레제의 아버지(오빠라는 說도 있음)에게 바쳐졌다.그의 많은 피아노 소나타 중 최고라고 할 수 있는 걸작으로 테레제에 대한 갈망과 어쩌면 영원히 이루어지지 않을 지도 모른다는 번민의 악상으로 표현 해주고 있다. 특히 매우 동요하는 격한 감정이 담겨진 제 1악장은 피아노 협주곡의 카덴짜와 흡사한 즉흥 연주 스타일이다.

     

이 소나타는 발트쉬타인과 함께 베토벤의 중기를 대표하는 걸작의 하나인데,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중에서 고전적인 형식과 낭만적인 내용이 이처럼 긴밀하게 결부된 작품은 이 열정밖에 없다.

1805년 완성되었는데 이 무렵은 그의 귀가 잘 들리지 않는 절망적인 상황을 극복하고서 창작에 매진하던 시기이다. 그래서인지 이 곡의 제1악장에는 '운명의 동기'라는 것이 사용되어 있다.

베토벤의 모든 피아노 소나타가운데에서 가장 완성도가 높은 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이 작품이다. 반면 그 내용이 쉽게 다가오는 것은 아니어서 처음 베토벤의 소나타를 접하는 사람에게 있어 8번이나 14번처럼 빨리 친해질 수 있는 곡도 아니다. 이 곡은 연주하기도 무척 어렵다. 이 곡을 칠 때는 건반도 별나게 무겁게 느껴지고(느낌만이 아닌 것 같다) 요구되는 손가락 기교도 상당히 고도의 것이다. 1악장과 3악장의 폭발하는 듯 한 코다는 상당한 팔힘을 필요로 하며 무엇보다 이 곡이 가지고 있는 불타는 듯한 에너지에 압도되지 않을 수 없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게 된다.

정말 고결한 마음을 가진 사람만이 이 곡을 연주해낼 수 있지나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가지게 할 정도로 이 소나타는 훌륭하다. 연주하는 사람에게나 듣는 사람에게나 금욕적일 정도의 마음가짐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1악장 Allegro Ass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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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머리부터 곡은 팽팽한 긴장의 연속이다. 피아니시모로 두 옥타브의 간격을 두고 동일한 선율을 제시하는 1주제는 무시무시한 느낌이 들 정도이며 처음으로 포르테가 나타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Allegro assai(매우 빠르게)라는 악상기호를 가지고 있지만 그다지 빠른 템포라는 느낌은 받을 수 없다, '운명의 동기(빰빰빰 빠암 하는)'가 왼손에 등장하고 가끔씩 폭발하는 포르테와 왼손의 셋잇단음표가 주는 불길한 초조함 속에서 밝은 제 2주제가 서서히 떠오른다.

이 주제는 1주제의 관계장조인 A-flat장조이므로 3대 소나타중 유일하게 전형적인 구조를 따르고 있는 셈이다. 이후 복잡한 발전부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재현부가 나타난 후 거대한 코다로 들어간다. 음악은 난폭해질 대로 난폭해져서 아르페지오가 건반을 휩쓰는 듯이 지나가고 그야말로 뜨거운 느낌으로 견딜 수 없을 정도의 음악적인 고조를 보여준다. 이러한 고조의 절정에서 음악은 갑자기 사그라들면서 템포를 떨어뜨리고 불길한 느낌의 '운명의 테마'가 고요하게 몇 차례 반복되다가 완전히 음악이 정지한다. 그리고 갑작스레 piu allegro(더욱 빠르게), 포르테시모의 '운명의 동기'가 튀어나오고 2주제를 소재로 하여 잠시 진행되다가, 다시 운명의 동기를 소재로, 그리고 마지막으로 1주제를 소재로 하여 급격히 힘을 떨어뜨리면서 다시 숨막히는 고요 속에 악장을 끝맺는다. 피아니시모로 시작하여 피아니시시모로 끝을 맺는다는 놀라운 발상이다. '차가운 껍질과 뜨거운 알맹이'라고나 할까?

 

2악장 Andante con moto

2악장 듣기

주제와 변주, 음악의 깊이는 끝을 알 수 없을 정도이다. 단정하게 정돈된 분위기 속에서 엄숙하게 주제가 제시되고 변주를 거듭해 나갈수록 음악은 고조되어 나간다. 강약의 대비에 의해 고조되어 나간다는 것 보다 뒤로 갈수록 음악적인 감흥이 넘쳐나는 것이다. 악장의 종결 직전까지 그 흐름을 따라가보면 그 행복감은 정말 참기가 힘들 정도이다. 마지막에는 다시 주제가 재현되고, 의사끝맺음(거짓종지)가 있은 다음 갑작스레 격렬한 7도의 아르페지오가 연주되고(이 효과는 정말 압도적이다) 바로 3악장으로 연결된다.

 

3악장 Allegro ma non tropp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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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타형식의 커다란 악장이다. 앞 악장에서의 격한 화음을 연속해서 두들겨대고 계속 아래로 하강하여 첫 번째 주제를 제시하게 된다. 1주제의 경과부는 상당히 길고 또 비관례적으로 제시부를 반복하지 않는데, 대신 발전부와 재현부를 통째로 반복하게 되어 있다.이 길다란 반복의 목적은 뒤이어지는 코다의 격렬함을 훨씬 돋보이게 하기 위한 것이다. 3악장의 코다는 베토벤이 정말 대단한 각오로 만들어낸 격한 악상이다. 베토벤은 이 코다의 효과를 위해 3악장의 첫머리 템포를 Allegro ma non tanto(빠르게 그러나 지나치지 않게)로 지시했는데, 그것은 Presto의 코다가 주는 효과를 한껏 살리기 위한 포석인 것이다. 코다의 도입은 무곡풍의 완전히 새로운 소재로, 그리고 이어지는 종결은 제 1주제를 소재로 하고 있다. 정말 인정사정 없이 밀어붙이는 압도적인 효과를 가진 음악이다.

   

피아노 소나타 제 23번 '열정'

Sonata for Piano NO.23 'Appassionata' OP.57

작곡된 시기가 정확히 알려지지 않은 이 곡은 ≪피아노 소나타 '발트시타 인'≫과 같이 출판되었다는 사실만으로 베토벤이 1804년에 작곡해서 1806 년 여름에 완성했을 것으로 짐작되는 곡이다. 그의 중기 작품 중에서도 최고봉에 속한다는 이 소나타는 내용에 있어서나 형식에 있어서 그의 상상력이 지금까지는 볼 수 없었던 자유로움과 심각함 으로 표현됐다. 그리고 오페라 ≪피델리오≫ 의 완성 이후 첫 작품이었을 이 곡은 보룬스비크 백작에게 헌정되었다.

이 백작은 베토벤의 '불멸의 연인'이라 일컬어지는 테레제의 오빠로, 베토벤은 1800년부터 이 백작의 집에서 테레제에게 피아노를 가르친 일이 있다고 한다. 이 집에는 요제피네라는 또 하나의 누이가 있었는데, 베토벤은 요제피네의 관능적인 아름다움과 테레제의 정적인 아름다움 사이에서 많은 방황을 했다고 한다. 때문인지 이 곡 속에서는 작곡자의 이러한 방황하는 영혼이 그대로 느껴진다는 평도 있다. 특히 제2악장에서는 테레제의 인상을 반영시켰으며 그 전후의 격렬한 악장은 요제피네의 아름다움에 대한 반항으로 썼을 것이라고 추측하는 평론가들이 많다. 이 곡의 '열정', 즉 '아파쇼나타'라는 통칭은 작곡가가 붙인 것이 아니라, 출판업자인 크란쯔가 붙인 것이라고 한다.

당시 이전까지의 자신의 작품에 불 만을 느끼던 베토벤은 새로운 길을 개척해야겠다고 친구에게 말했다는데, 이러한 그의 이상이 이 곡을 통해 완전히 성취된 셈이다. 기교 나 악상에서 위대한 통일을 완성하고 있다는 점 또한 이 곡을 잊혀지지 않는 명곡으로 만드는 요소이다.

 

알레그로 아사이, 12/8박자의 제1악장

격렬한 폭풍을 연상시키는 부분이다. 음산한 탄식을 하며 문을 두드리던 운명은 갑자기 몰려오는 폭풍에 애처로운 전율을 일으키며 달아난다. 이어서 훌륭한 법열의 경지가 다가오고, 영민한 지혜와 힘에 의해 통제된 환상의 꿈이 인간의 가슴속 번민을 나타내고 있다.

 

이어지는 제2악장은 안단테 콘 몰토

3/4박자의 곡으로 열정의 폭 풍 뒤에 살며시 찾아 드는 안식이 그려진다. 그러나 이것이 천 갈래 만 갈래로 흐트러지면서 슬픔을 억제하는 듯한 느낌이다.



마지막 악장인 제3악장은 알레그로 마 논 트로포

2/4박자의 소나타 형식으로, 다시 격렬한 열정이 솟아오르는 가운데 부단히 유동하는 멜로디가 느껴진다. 격렬한 열정의 폭풍이 대지를 뚫고 높은 하늘에서 뇌우를 퍼붓는 듯한 장엄하고 화려한 효과가 전개되기도 한다. 그 리고 마지막 부분에서는 억눌렸던 모든 것을 버리고 정 열적인 흥분을 일으키면서 아르페지오로 힘차게 약동하면서 끝을 맺는다. 로망 롤랭은 이 곡을 듣고 '열정의 마음, 탄탄한 턱과 위쪽을 노려보는 날카로운 눈빛, 고뇌와 단련된 불굴의 기백이 그대로 다가오는 것처럼 여겨지는 작품'이라고 평하기도 했다.

약간은 상반된 두 개의 곡 해설을 싣는 것은 이 곡에 대한 정의가 엇갈리는 부분이 있어서이다.
그냥 아래의 것은 참고를 하면서 들어 주셨으면 한다. - 오작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