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에 이두용 감독에 의해 영화화된 바 있는 김성종 원작의 ‘최후의 증인’을 다시 배창호 감독이 리메이크하는 작품으로, 현대에서 벌어진 연쇄살인극의 뿌리를 한국전쟁의 비극에서 찾는, 50년의 세월를 넘나드는 액션 스릴러물. 제목은 여주인공이 남로당 프락치로 활동할 때 썼던 암호명이다.
연쇄살인사건의 단서를 추적하는 형사가 사건의 근원인 50년전 거제포로수용소의 폭동과 탈출, 그리고 일본 미야자끼 현과 서울역에서 살인자를 추적하는 과정을 그린 액션 대작으로, 제작비 50억원이 투입되었다. 한편, 거제시의 제작지원으로 6800평의 대형 포로수용소 세트가 지어져 화제가 되었다.
배창호 감독과는 <꼬방동네 사람들> 이후 13번째 작품이 된 안성기는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50 반평생을 비전향 장기수로 살아야 했던 비극적 사랑의 주인공을 맡았다.
여주인공 이미연은 남로당 소속의 스파이로 나와 안성기와 50년동안 이룰 수 없는 슬픈 사랑을 하게 된다.
그 밖에 <젊은 남자>에서 배창호 감독과 작업했던 이정재, <주유소 습격사건>의 강성진과 김수로, 그리고 김동수 1, 이기영 등이 주조연으로 출연한다.
장단점이 극명한 이 영화는 50년대 거제도 포로수용소를 재현한 스펙터클한 장면이나 폭풍우가 치는 바닷가의 장면, 혹은 일본에서 로케이션한 시원스런 헬기 촬영 장면은 영화의 큰 규모를 잘 보여준다.
반면, 50년이라는 긴 세월을 다룬 전체적인 이야기 구성은 상당한 무리가 뛰따랐다.
이념 문제를 남녀간의 진실된 사랑으로 그린 영화의 주제도 어설프게 처리되었다.
특히 이미연의 어색한 연기와 국어책을 읽는 듯한 나레이션, 등장인물들의 50년 후의 분장 등은 큰 단점이 아닐 수 없다.
1950년 11월, UN에 의해 거제시 신현읍 고현리에 지어진 거제포로수용소는 거제도의 1/3을 차지하는 36,300,000평 규모에 한국군 포로 15만, 중공군 포로 2만으로 총 17만명의 포로를 수용했으며 300여 명의 여자 포로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수용소내 '반공포로'와 '친공포로'간의 유혈사건이 자주 발생했으며, 1952년에는 송환 심사 항거 폭동인 2.18이 있어났다.
공산포로가 장악한 62포로수용소 막사에서 민간인 억류 심사를 집단적으로 거부했다. 심사단은 강경한 입장으로 취하고 미 제25사단 제 27연대 3대대가 2월 18일 구내에 진을 치고, 총에 착검을 한 4개 중대는 구내를 4등분하는 무력적인 대응을 했다. 그러나 포로들은 이에 굴하지않고 무장군인과 충돌하였다.
이 사건으로 포로군 77명 사망, 162명 부상을 당했으며 미군은 1명 사망, 38명이 부상을 당했다. 이어서 1952년 5월 7일에는 수용소 사령관 돗드 준장이 납치되기도 했다.
휴전협정이 이뤄지자 수용소는 폐쇄되었고 친공포로는 판문점을 통해 북으로 송환되었다.
1999년에, 남아있는 포로수용소 건물 일부를 '포로수용소유적관'으로 완공해 1999년 10월 15일 개장했다.
영화의 로케이션 장소. 일본 미야자키 현의 142m의 테루하 보도 흔들다리, 라스트의 서울역, 총격전이 벌어지는 대나무 숲, 포로들이 은신한 장소로 이용된 해남 두륜산, 안성기가 여생을 보내던 사찰은 화엄사, 거제도 포로수용소 세트가 지어진 거제도, 고가품들이 즐비한 골동품 가게(이미연의 집)는 담양에서, 그리고 안성기가 특사로 풀려나오는 장면은 서대문형무소, 검시소 장면으로 사용된 구 벨기에 대사관, 희생자가 떠오른 한강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