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eing(1994/대영에이브이) [신해철(v,key, g), 임창수(g), 이동규(b,v), 이수용(d)] <HOME>에 이은 넥스트의 두 번째 앨범으로 이후 이들의 트레이드마크가 될 문양(이집트 벽화에서 나온 듯한 눈, 혹은 새의 변형)과 장황한 앨범제목, 철학적 거대주제에 대한 도전, 화려한 기타 연주와 신서사이저의 웅장한 사운드 스케이프들을 한 눈에 펼쳐놓았고, 이는 제 3부 그들의 열성팬이 결집되기 시작했고, 그 막대한 쪽수와 열렬한 보위능력을 겸비한 동아리밖의 일반인에겐 어린 시절의 추억 속에서 죽음에 대한 인식을 건드려 본 작고 아름다운 발라드 <날아라 병아리>를 선사했다. 사후적으로 평가한다면, 이들이야말로 대한민국이 단군 이래 최대의 번영을 누렸다는 1990년대를 대표하는 사운드가 아니었나 싶다. 뭔가 호화롭고 거창하면서도 왠지 속은 비어 있지 않은가 하는 의심을 던진다는 면에서, 마침 (다시 한 번 역사를 단순화시킨다면) 단군 이래 최대의 위기라는 IMF 체제하에서 넥스트 역시 구조조정 내지 슬림화의 과정을 거쳐 좌장 신해철이 펼치는 단촐한 솔로 활동으로 귀결되지 않았는가 말이다. (조성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