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촌블루스 3집 (1990/서라벌레코드)
[엄인호(g, v), 김영배(g), 김명수(key), 안동열(key), 이창수(key), 이원재(b), 전종원(d), 이정식(sax), 정경화(v), 김미옥(v), 김현식(v), 이은미(v)]
가요와 블루스의 접목이라는 대전제하에 여성가수들의 보컬이라는 소전제를 훌륭하게 배치한 신촌블루스 3집은 이정선이라는 한국적 블루스 기타의 모범이 떠났음에도 불구하고 '엄인호의 신촌블루스' 걸작으로 손꼽히고 있다.

엄인호의 기타는 그것이 독학에 의한 것이기에 때문에 가질 수 있는 고유의 색깔이 있다. 이러한 면 때문에 신촌블루스의 '가요 블루스'는 곧 엄인호의 기타와 동격의 의미를 지니게 된다. 또한 엄인호의 기타는 객원으로 참여한 보켤과 절묘하게 어울리는 애드립에서 더욱 더 그 맛을 느끼게 하는데, 역시 3집에서도 1, 2집의 한영애, 김현식에 못지 않은 이은미, 정경화라는 걸출한 여성보컬과 함께 그 특유의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다소 록적 톤을 가진 이은미와 애절한 고음역을 지닌 정경화라는 블루스보컬의 신성들이 각기 자신의 색깔에 맞게 <그댄 바람에 안개로 날리고···>와 <비오는 어느 저녁>을 녹음한 이 음반은 이 두 곡만으로도 한국적인 블루스의 대표반으로 꼽히기에 손색이 없다.

즉, 신촌블루스의 음악은 블루스가 가지는 대중친화력을 가장 뛰어나게 한국화한 대중음악계의 또 다른 시도라 할 수 있다. (황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