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어부 프로젝트 손익분기점 (1997/동아기획)
[어어부(v, har), 장영규(v, b), 원일(북, 장고, 꽹가리)]
'어어부'에서 이제는 '저자'로 이름을 바꾼 백현진이 이끄는 어어부 밴드(2집을 내면서 '어어부 프로젝트 사운드'로 바뀌었다)의 노래를 듣고 혹자는 대번에 혀를 찬다. 이것도 노래라고 하는 거냐며.

1996년 발표된 이 앨범은 연주와 보컬 모든 부분에서 그 해 최고의 충격 앨범이었다. 그 충격을 감지한 사람은 비록 몇 되지 않을지라도 말이다.

<나쁜영화>에 삽입되었던 <아름다운 세상에-어느 가족 줄거리>는 분명 영화보다 훌륭했다. 4곡만 수록된 미니 앨범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약간 산만하다는 기분을 지울 수 없지만 다행히도 앨범애서의 새로운 시도들이 단지 즉흥적인 발상이라든가 치기 어린 일회적인 해프닝에 불과하다는 느낌은 없고 자신들만의 독특한 이미지 만들기에 성공했다고 할 수 있다.

원일의 영향이겠지만 국악적인 요소들도 겉돌지 않게 소화되고, 실험적인 사운드들이 어느 정도 정제되어 음악으로 존재하고 있다는 면에서는 양손을 들어주고 싶다. 과연 어어부 PS가 이 음반으로 손익분기점을 넘겼을지는 문제삼고 싶지 않다. 얼마 전 또 다른 충격을 담은 2집을 냈으니 말이다. 그러나 SBS와 PBS에서는 18곡 모두 염세와 허무를 이유로 방송금지판정을 내렸다.
(한유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