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인권,허성욱 1979-1987 추억 들국화 "머리에 꽃을" (1987/서라벌레코드)
[전인권(g, v), 허성욱(key, v)]
전인권의 대표작은 들국화 1집이 아니다. 들국화 1집에서 그는 <행진> 등을 부른, 뛰어난 보컬리스트였을 뿐이다.

들국화 1집에서 주목해야 할 인물은 오히려 <아침이 밝아올 때까지>를 만든 조덕환이거나 뛰어난 세션을 보여준 최구희(기타)와 허성욱(키보드, 피아노)이라 해야 맞다.

이후 전인권은 1986년 어정쩡하게 들국화 2집에 참여한 이후 1987년에 전혀 예측하지 못했던 이 음반을 발표한다.
그리고 허성욱과 같이 한 뛰어난 곡 작업으로 그가 이전에 "단지 들국화의 보컬리스트일 뿐"이란 인식을 불식시켰다.

이 음반을 통해 보여준 그의 작곡능력은 정말 80년대 뮤지션들 중에서 최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이는 다음해에 발표한 솔로 1집에서도 여실히 증명된다. 70년대 말부터 축적한 노래 부르기의 열망이 비로소 제대로 분출된 음반으로, <북소리>, <사랑한 후에>, <머리에 꽃을>, <어떤···(가을)>은 그의 여린 감수성을 느낄 수 있는 베스트 트랙들이다.

이 음반에 참여한 최구희와 함춘호의 연주 또한 '당대의 세션'이었다.
(박준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