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hing's Good Enough / U & Me Blue Cry
[방준석(g, b, key, seq, v), 이승열(g, seq, v)]
1994년 등장한 이들의 데뷔 앨범은 평론가들의 주목을 받았지만 한국적인 감성과는 너무나 차이가 현격한, 어쩌면 처음부터 실패가 에정된 앨범이었다.
이름에서 드러나듯 블루스와 당시 서서히 부상하던 모던 록에 기반을 둔 두 기타리스트의 음악은 그러나 그렇게 묻혀 버리기엔 너무나 아까운, 시대를 앞서간 앨범이었다.

그렇다면 지금 이들의 이 데뷔 앨범을 내었더라도 그처럼 외면당했을까? 보통 이런 질문은 "지금은 그렇지 않다"라는 답을 가정한 표현이겠지만 우울하게도 '그렇다'가 솔직한 대답일 것이다.
한국 대중음악이 세계적 흐름을 반드시 따라갈 이유는 없지만, 지금 대중음악이 가는 방향은 독창성과는 거리가 먼, 그야말로 벼랑끝을 향한 맹목적인 레밍의 행진일 뿐이다. 그 맹목적인 상업주의 행진 중에는 두 음악인이 피운 블루스 넘버 <꽃>의 소박하고 거친 아름다움이 눈에 들어올 리 만무하다. 맹목적으로 붕괴를 향해 마구 돌진하며 주위의 어떤 경고도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한국 경제와 한국대중음악은 어쩌면 그렇게도 닮은꼴인지!
(신승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