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나위 Down And Up (1987/오아시스레코드)

[신대철(g), 김종서(v), 강기영(b), 김민기(d)]
김종서(보컬), 신대철(기타), 강기영(베이스)이라는, 지금 한국 대중음악의 한 기둥을 이루고 있는 비루토죠(명인)들의 80년대 최고의 명반이 시나위 2집이다.

이 한 장으로 한국대중음악이 당시 외국음악에 대해 가지고 있던 콤플렉스가 일시에 극복되었다고 하면 지나친 과장이겠지만, 당시 중·고등학교마다 두셋씩 있었던 스쿨 밴드들이 이 앨범을 듣고 한국에서도 제대로 된 헤비메틀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던 것은 부인할 수 없다(그리고 이들은 그 80년대 스쿨밴드 문화의 첫 성과다).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은 톤을 자유롭게 구사하던 김종서의 보컬, 현재의 실험성과 원숙함은 없지만 정교함과 화려함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던 신대철의 기타는 이 후 수많은 음악지망생들의 우상이자 벤치마킹 대상, 넘어설 수 없는 벽이 되었다.

<해 저문 길에서>의 애상적인 연주에서 4분 13초간 그야말로 한치의 틈도 없이 몰아치는 <연착>의 연주까지 어느 하나 놓칠 것 없는 순도 100%의 명반이다.
(신승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