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원 2집 (1988/서울음반)
김창기(g, v), 김광석(g, v), 유준열(b, v), 박경찬(key, v), 이성우(g)
이 음반은 아마추어 정신을 간직한 뮤지션들이 만든 최상의 결과물이다.
일례로 핵심 멤버인 김창기에게 음악은 취미 이상의 것이 아니었다.
그렇다고 해서 이들의 음악 작업이 치열하지 않았다는 것은 아니다. 단지 전업 뮤지션을 지향하지 않았을 뿐이다.

그들은 멤버 모두 뛰어난 음악적 재능을 갖고 있었고, 사실상 밴드로서의 모습을 상실한 7집 전까지는 때마다 명작들을 만들어냈다.
자신들도 성공을 예측하지 못했던 1집에서 보여진 녹음과 세션의 문제점들이 보완된 본작은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 <새장 속의 친구>, <동물원> 등의 뛰어난 곡들이 수록된 80년대 명반 중의 하나다.

<흐린 가을하늘에 편지를 써>에서 볼 수 있듯이 김창기의 얘기를 풀어가는 감성과 이를 단박에 끌리는 감상적 멜로디로 만드는 능력은 비범한 것이었다.
그리고 이 음반에서는 동물원 내에서 김창기와 함께 다작은 아니지만 <새장 속의 친구>와 같이 주목할 만한 곡을 만든 유준열도 관심의 대상으로 떠오른다.
(박준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