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촌블루스 1집 (1988/지구레코드)
밴드라는 개념보다는 일군의 블루스를 좋아했던 뮤지션들의 연합체, 동호회 성격으로 시작했던 신촌블루스는 1986년부터 활동을 시작한 이래 대중들에게 호의적인 반응을 얻어내고 드디어 이 데뷔 음반을 발표한다.

한영애의 카리스마가 빛나는 <그대 없는 거리>로 시작하며 역시 그녀의 <바람인가>로 끝나는 이 앨범은 이정선과 엄인호가 사운드의 양대축을 형성한 그들 둘의 절충적인 성격의 음반이었다.

그러나 그들이 라이브에서 보여준 강렬한 맛은 없고, 너무 정제된 연주음반이라는 느낌을 받게 한다.
정통 블루스를 하려 했던 이정선의 , <바닷가에 선들>과 가요에 블루스를 접목하려 했던 엄인호의 <그대 없는 거리>, <아쉬움>을 비교해서 들을 수 있는 재미도 있다.
박인수가 다시 부른 신중현의 <봄비>도 멋있는 곡이다.

이 음반으로부터 한국에서 블루스의 대중화(?)는 실현되었고, 중견 뮤지션이 고사당하는 이 땅에서 예외적인 경우를 보여주었다.
하지만 이것은 80년대 현실에서나 가능한 얘기인가?
(박준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