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에서 / 동물원 제1집

일상적인 언어,
따뜻하면서 낙관적인 시각, 아름다운 멜로디로 대표되는 동물원의 데뷔 앨범이다.
앨범 전편에 녹아 있는 평범하지만 시적인 언어로 쓰여진 노래말은 이후 수많은 사랑이야기의 모델이 된다.

보통 사람들이 평소에 표현하지 못하고 마음속에 담고만 있던, 지나치기 쉬운 일상의 세세한 감정들을 글로 옮겨낸 김창기의 작사실력은 돋보였고,
쉽게 따라 부를 수 있지만 결코 평범하거나 진부하지 않았던 그의 작곡실력 역시 뛰어났다.
또한 비록 한 곡밖에 부르지 않았지만 김광석의 목소리는 눈에 띄는데, <거리에서>에서 그가 부르는 고독과 사랑의 감정들은 작곡가 김창기의 곡의 느낌을 배가시키고 있다.

<변해가네>와 <잊혀지는 것>, <그리움>으로 이어지는 삶에 대한 잔잔한 감정들에 대한 표현이 비록 저항적이거나 사회비판적인 당대 운동가요와 언더그라운드 정신과는 대립되는 요소들을 많이 담고 있기는 하지만.
그 속에서 발견되는 삶에 대한 희망과 긍정이 아름답고 쉬운 멜로디에 담김으로써 많은 사람들의 안식처가 되었다.

또한 유재하, 이문세와 함께 동물원이 이 앨범을 통해 발라드 음악들의 대부분의 아이템을 제공했다는 사실 또한 주목할 만하다.
(김영대)